클래식이야기

  • 2016-03-08

2028. 소외 청소년들, '렛잇고'까지 연주 < 2015년 1월 16일자 조선일보 기사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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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소외 청소년들, '렛잇고'까지 연주
행복합시다 | 2015.03.24 06:45목록크게
 
 
 
소외 청소년들,  '렛잇고'까지 연주
[무료 교습 10 '사랑의 바이올린' 세 주역 최혜정·방영호·김진씨]
저소득층 동네 아이 12명으로 시작, 9개국으로 확대  1100명 가르쳐
 
경기도 문화의 전당. 바이올린·플루트를 든 어린이 250명이 모였다. 전국 34군데에서 무료로 기악 수업을 받아온 저소득층 학생들이다.
 
700여명 관객이 이들이 빚어낸 클래식 선율에 천천히 빠져들었다. 이날 연주회는 비영리단체 '사랑의 바이올린'과 전국 50여명 자원봉사 음악인들의 여러 해 재능 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랑의 바이올린 최혜정(50) 대표는 주부였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음악과는 거리가 멀었다. 
 
음악감독은 KBS 교향악단 바이올린 부수석인 방영호(53)씨고, 그의 아내인 피아노 강사 김진(51)씨가 이사를 맡고 있다.
 
서울 종로의사랑의 바이올린사무실에서 방영호(왼쪽) 음악감독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을 김진(가운데) 이사와 최혜정 대표가 바라보고 있다.
 
사랑의 바이올린은 2005년 최씨가 동네(서울 종로구 효제동)의 저소득층과 조손(祖孫) 가정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료 강습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친구들과 바이올린·플루트를 배우고 있었어요. 
 
당시 같은 교회에 다니는 분들과 지역 봉사를 나갔는데 형편이 어려워 악기는 꿈도 꾸기 힘든 아이들이 적잖더라고요. 그들도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습 봉사자 둘과 토요일마다 12명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바이올린 12대를 사서 빌려주고, 금요일 밤이면 일일이 전화해 '내일 꼭 오라'고 했다.
 
이렇게 1년을 가르치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더 체계적으로, 더 많은 아이를 가르치고 싶어졌다. 그래서 같은 교회에 다니는 방영호씨 부부에게 도움을 청했.
 
방 감독은 "솔직히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덥석 한다고 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못하게 되면 아이들만 상처받잖아요. 큰 각오가 필요했죠." 
 
셋은 비영리단체 인가를 받고 온라인 카페를 만들어 바이올린을 가르칠 봉사자와 배울 아이들을 모았다. 
 
강사 지원자는 적고 학생은 많아 한 명이 10명을 가르치기도 했다. 김진 이사는 "그래도 처음엔 '나비야' 은 단순한 곡에서만 맴돌다가
 
이제는'겨울왕국' 주제가 '렛 잇 고(Let it go)'까지 연주하는 걸 보면 감격스럽다"고 했다.
 
간간이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을 위해 '골드 스트링(gold string)' 과정을 만들고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씨 등 유명 음악인들도 봉사자로 영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초등학생 대상으로 시작한 교습이 중학생으로 확대되고, 악기도 플루트와 첼로까지 늘어났다.
 
2008년부터는 전국에 흩어진 수강생을 한곳에 모아 대규모 공연도 갖는다. 지난 10일 경기 문화의 전당에서 가진 연주회도 그 하나다. 
 
그동안 이렇게 연주를 배웠거나 배우고 있는 학생이 1100명이 넘는다.
 
아직 '전문가'를 키워내진 못했다. 김 이사는 "아무래도 연습량이 많아야 하고, 부모님 관심도 필요한 탓에 예중(藝中)이나 예고(藝高) 진학생은 없다"면서
 
 "그래도 많은 어린이가 악기와 예술을 경험한다는 데 만족한다"고 했다. 사실은 운영도 쉽지 않다. 
 
일부 개인·기업·공기관이 후원하지만 예산이 늘 빠듯해 악기 조달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사랑의 바이올린은 미국·멕시코·몽골·인도네시아·콩고·페루·필리핀·호주에도 있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이 운동의 취지를 알게 된 선교사나 봉사단체가 나서서 운영한다.
 
조선일보 심현정 기자 입력 : 2015.01.16. 02:49
 
< 2015년 1월 16일자 조선일보 기사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