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야기

  • 2022-03-28

[리뷰] 신비로운 밤의 세계로, KBS교향악단 776회 정기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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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비로운 밤의 세계로, KBS교향악단 776회 정기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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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24일 목요일 오후 8, 예술의 전당에서 KBS교향악단의 776회 정기음악회가 열렸다. 지휘자는 피에타리 잉키넨, 코른골트 바이올린 협주곡의 협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벤자민 슈미트가 무대에 올랐다.

 

신비로움 가득 반짝이는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말러의 제자로 작곡가로서 큰 재능을 품고 있었던 코른골트는 미국을 간 동안, 히틀러로 인해 유럽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미국에서 생계를 위해 영화음악에 오래 몸을 담았다.

 

그는 1945년 나치와 히틀러의 패망 이후 클래식 음악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과 함께 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내보인다. 이 곡에서는 코른골트 특유의 재치, 그동안의 영화 음악에 몸을 담았던 만큼 극적인 전개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벤자민 슈미트, 그의 연주는 '스피드'가 주요 감상 포인트였다. 힘 있고 빠른 반응속도가 곡과 어울리게 하는 요인이었다. 여러 비브라토를 구사하며 손목 비브라토를 많이 볼 수 있었고, 굉장히 빠르다.

높은 포지션으로의 이동이 빠르고 보다 정확했다. 이 빠른 속도감의 코른골트는 활력이 넘치는 모험의 세계로 이끌었다.

 

특유의 개성이 느린 2악장에서 애절함보다 강인함을 뿜어냈다. 악기의 음색 자체는 부드러우나 슈미트의 연주가 굉장히 날카롭고 보다 공격적이기에 기묘한 조합에서 그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색다른 2악장이었다.

 

그는 몸을 극적으로 움직일 줄 아는 쇼맨십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 코른골트 협주곡 내내 바이올린을 몸에 단단히 고정한 채로 몸을 크게 음악의 흐름에 맞추어 움직였는데 청중이 함께 모험으로 떠나는 듯한 효과를 주었다.

 

1,3악장은 음도약이 많으면서 동시에 빠른 박자로 생기와 활력이 가득하다. 곡의 설계로 만들어진 그 자체의 자연스러운 음향 효과와 그의 연주방식이 만나 이 점이 더욱 돋보였다.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보다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기에 전체적인 색채가 다채롭다. 따라서 그에 대한 오케스트라 음향과 바이올린 협연의 조화에 협연자의 고민이 필요하다.

 

그의 바이올린은 반응속도가 빠른 악기라고 하기에는 부드러운 음색이 강했다. 마지막 고음 마무리 등 반짝여야할 부분에서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었다. 고음에서 소리가 다소 작았고 음색의 변화가 있긴 있었으나 그 정도가 적었다.

 

그는 앙코르로 그는 쿠르트 바일(Kurt Weill)의 유칼리(Youkali)라는 노래를 그가 직접 바이올린 무반주 곡으로 편곡하여 연주했다. 귀를 사로잡는 연주와 몸의 움직임이 잘 드러났다.

 

협연과는 또다른 매력이 너무 잘 드러났다. 앞서 협연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상쇄되었다. 오케스트라와의 미묘한 경쟁과 합을 기대해야 하는 협연보다는 또다른 무반주 연주로 그의 자유분방한 매력을 보고 싶다.

 

신비로우면서도 광대한 음악의 우주, 말러의 교향곡 제7밤의 노래

 

?KBS교향악단 특유의 중후한 음색이 주를 이룬다. 처음에는 소리가 다소 어수선한 경향이 있었지만 악장이 진행될수록 점차 정돈되어갔다. 피에타리 잉키넨은 박자젓기의 지휘가 많았는데 이 지점에서 다소 과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음악적 흐름들을 가시적으로 잘 표현해내 말러 교향곡 제 7번의 극적인 흐름을 연주자들이 잘 이어받았다.

 

플룻의 목가적인 음색이 귀를 사로잡았다. 신비로운 밤의 노래에 어울리는 음색이었다. 클라리넷은 따뜻하면서도 명확한 음색, 깔끔한 테크닉이 귀를 사로잡았다.

 

트릴은 매우 깔끔했으며, 호흡 조절이 잘 되어 짧은 구간 안에서도 크레셴도를 효과적으로 해내는 등 음량조절에서도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현악기도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었다. 악장의 솔로, 비올라 수석의 솔로가 깔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4악장이 KBS교향악단의 색채와 잘 어우러졌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무너지는 균형이었다. 이 악장에만 특별하게 만돌린과 기타가 등장한다. 만돌린의 박자가 조금 빠르게 들어갈 때가 있었는데, 음색이 많이 튀다보니 오케스트라가 끌려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긴 호흡의 말러 교향곡인 만큼 마지막 악장, 5악장에서는 간혹 음정이 미세하게 높아진 악기들이 있었다.

 

봄을 맞이한 3월의 끝에 KBS교향악단의 정기음악회는 말러의 연결고리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으로 무대에 올랐다.

 

말러의 제자인 코른골트가 과부가 된 말러의 부인에게 헌정한 바이올린 협주곡과 말러의 극적인 면모가 가득한 교향곡 제 7번까지, 봄에 피는 꽃들처럼 굉장히 다채로운 색채의 곡들로 채워진 음악회였다.

 

[위드인뉴스 차시현]

 

원본 출처 :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48&category=149&item=&no=27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