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야기

  • 2022-05-13

[리뷰] 클래식 통한 나눔, 따스한 감동 전해...‘채러티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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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자 연노랑 드레스를 입은 한 소녀가 바이올린을 손에 쥔 채 무대로 걸어 나온다. ()사랑의바이올린 악기 무료 레슨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올린을 배운 김소안(9) 어린이다.

 

귀에 익숙한 바흐의 미뉴에트 제3번이 큰 무대를 오롯이 메운다.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 앞에서 떨릴 법도 한데 차분하게 연주를 끝마치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작은 손으로 빚어낸 진솔한 바이올린 선율은 관객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채러티콘서트 희망이 개최됐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8년째 악기 무료 레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사랑의바이올린과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아시아투데이가 공동 주최한 무대다.

 

바이올린이 세상 덮음 같이’(As the Violin Covers the World)를 모토로 하는 사랑의바이올린은

저소득층, 소외계층, 다문화가정 등 악기를 배울 여건이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 수혜 어린이는 국내외 2000여 명에 달한다. 해마다 음악회를 통해 어린이들의 연주 실력을 선보이고, 전문연주자들의 공연을 무료 관람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콘서트에는 쟁쟁한 실력파 연주자들이 함께 했다.

사랑의바이올린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첼리스트 조영창, 피아니스트 김영호,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무대에 섰다.

뿐만 아니라 거장급 지휘자 여자경이 지휘봉을 잡고 KBS교향악단이 함께 했다.

 

공연 1부에서는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서곡을 들려줬다. 여세를 몰아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대표적인 곡이라 불리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3이 연주됐다.

요즘 가장 ’(hot)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인 한수진은 섬세하고 유려한 연주로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인터미션 후에는 베토벤의 특별한 작품 중 하나인 삼중협주곡 Op.56’이 연주됐다. 여자경이 이끄는 KBS교향악단의 탄탄한 연주 위에

조영창, 김영호, 한수진이 연주하는 3가지 악기의 화려한 티키타카(합이 잘 맞아 빠르게 주고받는 대화)가 펼쳐졌다.

 

이들의 연주는 베토벤다운 당당한 위풍과 힘찬 기백을 뿜어냈다. 세 명의 명 연주자가 조화롭게 빚어내는 하모니는 연주곡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특히 폴로네즈 풍의 춤곡 리듬에 기초한 피날레는 경쾌하고 흥겨우면서도 기품과 세련미를 전했다.

 

뮌헨 ARD 국제 콩쿠르 첼로 부문,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수상 등 주요 국제 음악 콩쿠르를 휩쓸고 세계무대를 수놓은 조영창은 그 명성답게 여유만만한 대가의 연주를 들려줬다.

건반 위의 시인으로 세계 유수 무대를 누비고 연세대에서 후학을 양성한 김영호 역시 수준 높은 피아니즘을 선사했다.

 

지난 2006년 창립된 사랑의바이올린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의 악기를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악기 전공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서울, 경인, 강원, 충청, 경상, 광주 등 6개 지부와 해외 미주, 호주, 인도네시아 등 3개 지부가 있다. 현재 국내 300여명, 해외 150여명의 어린이들이 프로그램을 이수중이다.

 

이번 공연은 18년째 힘든 길을 묵묵히 걸어온 사랑의바이올린이 전하는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무대였다.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통한 나눔은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또한 엔데믹(endemic)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한 줄기 선한 희망의 빛을 드리우는 음악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