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 2018-08-02

7.27 [매일경제] KBS교향악단 신임 이사장 김정수 JS&F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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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NHK교향악단 따라잡는 게 목표죠"

무악오페라단 창립 음악애호가…테디베어뮤지엄은 中까지 진출
"사람 사이 감정 주고받는 테디베어와 클래식은 닮아
기업후원에 초대권만 주면 끝?…스토리텔링 후원으로 팬 만들라"

KBS교향악단 신임 이사장 김정수 JS&F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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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제주도를 시작해 경주, 군산, 여수, 설악 그리고 중국 하이난까지 진출한 테디베어 뮤지엄. 이곳에는 도슨트(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가 없다. `도슨트 대신 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면서 대화할 기회를 가지라`는 설립자 김정수 JS&F 회장(67)의 바람 때문이다. 입장료가 아까워 엄마하고 아이들만 들여보내고 밖에서 기다리는 아버지를 보면 김 회장은 "입장료 안 받을 테니 들어가시라"고 등을 떠밀곤 한다

최근 KBS 교향악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김 회장은 "테디베어와 클래식은 닮았다"고 했다. "둘 다 감정을 주고받게 해주죠. 어린 손녀에게 테디베어는 그냥 곰인형이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예요. 곰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또 슬픈 일도 터놓죠. 저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아요. 국민학교 3학년 때 처음 들은 교향곡이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였어요.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을 때였는데도 새로운 세계에서 느끼는 작곡가의 놀라움과 외로움이 어린 제 마음을 흔들더군요."

음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사업차 1970년 뉴욕을 방문하면서부터다. 거래처 사장이 부부 동반 저녁을 제안해 왔다. 식사 후 그들이 향한 곳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공연을 관람한 후 집에 모여 몇 시간이고 공연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에서 공연예술로 비즈니스 접대를 한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때였다. 김 회장은 "당시 수준 차이를 느끼고 무척 놀랐다"고 회상했다

"비즈니스를 하려고 해도 이런 문화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구나. 사업가라면 누구와 만나서 어떤 대화를 하더라도 내 호주머니가 비지 않을 정도는 돼야 해요. 그래서 후배들한테도 `사업 하는 사람이 공부만 열심히 해서는 안 된다.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조언하죠."

김 회장의 음악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2005년부터 오페라 공연을 후원하다 2008년에는 아예 오페라단인 사단법인 무악오페라를 창립해 운영하고 있다. 매년 수억 원씩 사재를 털어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지인들에게 단체 티켓 판매까지 직접 나설 정도로 열성적이다. 한국형 오페라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나비부인`(2012)을 드라마 감독 황인뢰에게 맡겨 제작했고, 작사가이자 소설가인 양인자와 함께 `투란도트`(2014), `피가로의 결혼`(2015) 대본을 번안해 선보이는 등 오페라의 대중화에도 힘써왔다.

김 회장은 "이사장이란 자리는 사장과 음악감독을 돕는 일"이라며 "KBS 교향악단이 기업 후원 측면에서 약했던 것 같다. 재정적 측면에서는 무악오페라단에서 쌓은 노하우로 도움을 주고 싶어 자리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공연 앞에 기업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끝나는 스폰서 후원 대신 그 후원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누군가 무악오페라단 500장을 후원해 주면 그냥 초대권을 주는 걸로 끝내지 않았어요. 문화소외계층인 고등학생 500명을 선정해 초대하고, 오페라단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오페라 강의를 열었죠. 이래야 후원하는 사람도 `후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또 다른 후원으로 이어지죠. 또 초대 관객이 클래식 공연에 재미를 느껴야 미래 관객 발굴도 되고요."

그는 이런 스토리텔링의 전문가다. 모두가 고개를 저었던 테디베어 박물관을 성공시킨 힘이기도 하다. 인형 공장을 운영하던 김 회장은 단순 제조업에 한계를 느끼고 인형에 이름과 캐릭터를 불어넣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제주도 테디베어 뮤지엄에 가면 `포드 자동차 발명` `타이타닉호 사건` 등 인류 역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시대별 테디베어 인형으로 보여준다. 인간의 역사 100년과 테디베어의 역사 100년을 비교해 놓은 것이다. 설악산 테디베어 뮤지엄은 `세계여행`이 테마다. 전 세계 관광 명소와 고유의 문화를 테디베어로 재현해놓았다. 박물관에는 보기 드문 귀중한 곰도 많다. 타이타닉 호 침몰을 추도하기 위해 당시 만들어졌던 까만 테디베어는 전 세계에서 10개도 남아 있지 않지만 제주도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다. 소유하고 있는 곰 중 가장 비싼 곰은 모나코 자선경매에서 세계 최고 낙찰가(2억3000만원)를 기록한 `루이비통 베어`다. 당시 김 회장이 직접 경매에 나서 일본 사람과 맞붙어 따냈단다. "프랑스 니스 지역 일간지 1면에 저와 그 테디베어 사진이 실리기도 했죠." 그의 사무실에는 곰인형이 잔뜩 쌓여 있다. 그 방 안에 있는 곰만 합쳐도 몇 억원은 넘을 거라고. 늘 곁에 두고 새로운 박물관을 위한 새로운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는 잠시 이 곰들과 이별한다. KBS 교향악단 이사장실로 옮겨가야 하기 때문. KBS 교향악단 이사장으로서 임기 내 목표를 물었다. "일본의 NHK 방송교향악단 따라잡기. 이 정도는 우리가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웃음)

[김연주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