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레퀴엠 공연 중 기침 소리를 내었어?"…궁예가 관심법으로 보는 '이 영상'
“누구인가? (공연 중에) 지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2000년에 방영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방송(KBS) 드라마 ‘태조왕건’ 속 대사다. 극 중에서 궁예를 맡은 배우 김영철의 대사로,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쓰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리와 관련한 에피소드에 이 대사와 드라마 갈무리 이미지를 활용해 댓글을 다는 경우가 많다. 그
12일 KBS교향악단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레퀴엠’을 배경음악으로 태조왕건의 영상을 재편집한 34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엄숙한 레퀴엠 선율 위에 드라마 속 궁예의 기행을 담은 영상과 대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저자의 머릿속에는 마구니가 가득하다” “내군은 들어라. 그 마구니를 때려죽여라” 등 온라인에서 여전히 인기인 밈이 계속 등장한다.
지휘자나 연주자가 연주에 몰입하는 모습을 드라마 등장인물의 표정으로 표현한 대목도 웃음을 자아낸다. “누구인가? 지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라는 원래 대사에 ‘공연 중에’라는 문구를 자막에 넣어서 ‘공연장 매너’를 유쾌하게 짚은 것도 눈길을 끈다. 정통 클래식 소개 영상이 대부분인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에서 다소 ‘튀는’ 이 영상은 13일 현재 조회수가 35만을 넘겼고, 댓글도 1700여개가 달렸다.
이 영상은 ‘KBS 교향악단 2024 마스터즈 시리즈’ 공연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됐다. 마스터스 시리즈는 KBS교향악단이 특정 지휘자 또는 연주자의 음악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마련하는 기획공연이다. 올해는 지휘자 정명훈 씨가 주인공으로 선정돼 오는 3월 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베르디 레퀴엠을 공연한다.
KBS교향악단 측은 댓글로 “KBS교향악단 후원회원에 가입하신 김영철 배우님 환영합니다”라며 “이제 공연장에 관객으로 오시는 김영철 님을 찾아보세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남윤정 기자